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은 그 자연 경과가 매우 불량하여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1].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치료는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초기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2년간 시력이 유지되거나 호전되는 결과를 보였다[2,3]. 그러나 실제 진료환경에서 항혈관내피성장인자치료를 이용하는 경우 충분한 주사치료와 추적 관찰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결과 실제 진료 환경에서 치료한 결과를 분석한 기존 연구들에서 치료 초기에는 호전되었던 시력이 장기적으로 점차 악화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4,5].
Treat-and-extend (TAE) 치료 방식은 재발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주사를 시행하면서 재발이 관찰되는 경우 주사 사이 간격을 2주 단축, 재발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 2주 연장하는 방식을 통해 3-4개월까지 주사 사이 간격을 연장하며,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방식이다[6]. 재발할 때마다 주사하는 방식인 as-needed 방식과 비교하였을 때, TAE 방식을 이용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보다 많은 주사가 필요하나 시력 결과는 더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7]. TAE 방식을 이용하여 장기 치료한 최근 연구 결과들에서는 4-8년의 오랜 치료 기간 동안 시력이 호전되거나 유지되는 결과가 나타나[8,9] 상기 치료 방식이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치료에 매우 우수한 방법이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TAE 방식의 이러한 좋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들의 경우 심한 시력저하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0]. TAE 치료 과정 중에 나타나는 시력저하는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심한 망막하출혈의 발생과 같은 상황으로 단기간에 급격한 시력저하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11] 주의를 요한다.
본 증례보고에서는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에 대한 TAE 치료 도중 망막하출혈이 발생하며 심한 시력 손상이 발생한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단일 기관에서 시행된 후향적 연구로 헬싱키 선언에 입각하여 시행되었으며,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승인을 획득하였다(Kim's Eye Hospital IRB, #2021-08-015).
69세 여성이 우안 시력저하를 주소로 방문하였다(Fig. 1). 진단 시 교정시력은 우안 0.8, 좌안 0.9로 측정되었다. 안저검사 상 후극부의 드루젠과 거짓드루젠이 관찰되었으며, 망막의 점상출혈이 동반되어 있었다(Fig. 1A). 형광안저혈관조영에서 황반 중심부의 누출 소견이 관찰되었으며(Fig. 1B), 빛간섭단층촬영에서 망막내액과 망막하액, 망막색소상피박리 소견이 나타났다(Fig. 1C). 중심와 하측 부위를 촬영한 빛간섭단층촬영에서 망막내액과 망막색소상피 손상을 동반한 망막내 고반사병변이 관찰되어(Fig. 1D) 망막혈관종증식(retinal angiomatous proliferation)으로 진단하였다.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으로 진단 후 1개월 간격 3회의 라니비주맙(Lucentis®; Genentech, South San Francisco, CA, USA; 0.5 mg/0.05 mL) 주사를 시행하였으며, 3회 주사 후 망막내액과 망막하액, 망막색소상피박리는 완전히 소실되었다(Fig. 1E). 이후 재발할 때마다 주사하는 as-needed 방식을 이용하여 치료를 시행하였는데, 3회 주사 후 4개월에 재발하는 소견이 나타났다(Fig. 1F).
이후 32개월 동안 as-needed 방식을 이용하여 라니비주맙 7회, 베바시주맙(Avastin®; Genentech; 1.25 mg/0.05 mL) 3회 주사를 시행하였으며(Fig. 1G), 32개월 시점 이후로는 TAE 방식으로 치료 방침을 변경하여 이후 31개월간 라니비주맙 5회, 베바시주맙 9회의 주사를 추가로 시행하였다. TAE 치료를 시행하면서 병변의 재발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과를 보였는데(Fig. 1H), 26개월 시점에 소량의 망막내액을 동반한 재발 소견이 나타났으나(Fig. 1I) 추가 주사 후 망막내액은 완전히 소실되었다. TAE 시행 31개월 시점에는 2개월 간격으로 지속적인 주사를 시행 중에 있었으며 주사 사이 간격의 연장이나 단축 없이 2개월 간격 주사를 지속 중에 있었다. 빛간섭단층촬영에서 망막하액이나 망막내액은 관찰되지 않았고, 최대교정시력은 0.2로 측정되었으며, 망막색소상피 위축(retinal pigment epithelial atrophy)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1J). 2개월 후(TAE 시행 33개월 시점)에 환자는 우안의 시력저하를 호소하며 내원하였는데, 최대교정시력은 0.04로 악화된 상태였다. 안저검사 상 망막하출혈이 관찰되었으며(Fig. 2A), 빛간섭단층촬영에서 망막하출혈과 함께, 망막내액, 망막색소상피박리가 관찰되었다(Fig. 2B, C). 망막색소상피파열은 관찰되지 않았다. 1개월 간격 라니비주맙 주사를 3회 추가로 시행하였으나 출혈 후 3개월 검진에서 망막하출혈은 지속되는 소견을 보였다(Fig. 2D-F). 이후 환자는 추적 관찰이 단절되어 추가적인 경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에 대한 TAE 치료는 장기간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231명을 평균 2.9년간 치료한 Traine et al. [9]의 연구에서 4년 이상 추적 관찰된 환자들의 경우 비록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으나 진단 당시에 비해 더 나은 시력을 보이는 결과가 나타났다. 8년간의 장기 추적 관찰 결과를 보고한 Berg et al. [8]의 연구에 따르면 40명을 8년 치료하였을 때, 진단 당시와 비교하여 평균 약 2.1 Early Treatment Of Diabetic Retinopathy Study (ETDRS)의 시력저하가 나타났는데, 8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1줄 미만의 시력저하라는 결과는 실제 진료환경을 바탕으로 한 기존의 결과와 비교하였을 때[4,5], 상당히 우수한 결과로 생각된다.
더 나아가 재발할 때마다 주사하는 방법인 as-needed 방식을 이용하여 주사를 시행하다 TAE 방식으로 교체하여 주사하는 경우 해부학적 결과 및 시력 결과가 호전됨은 물론 장기간 안정적인 결과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실제로 본 연구에서 TAE 방식을 이용하여 치료한 기간 중 31개월간은 재발 없이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되었다.
Matsunaga et al. [11]의 연구에서는 지속적으로 주사치료를 받는 도중에도 망막하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별히 치료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하는 경우에도 출혈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 역시 2개월의 일정한 간격으로 지속적인 주사를 시행하고 있었음에도 망막하출혈이 발생하였는데, 출혈 발생 2개월 전의 검사에서 재발 소견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출혈의 발생을 예상할 수 없었다.
망막하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시력을 호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13] 망막혈관종증식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보고되었다[14,15]. 본 증례의 경우 인도사이아닌그린 혈관조영술을 따로 시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저검사에서 드루젠, 거짓드루젠과 함께 점상 망막출혈이 관찰되었다는 점[16], 빛간섭단층촬영에서 망막내 고반사병변과 주위의 망막내액, 망막색소상피층 파괴의 소견이 관찰되었다는 점[17], 망막내 고반사병변이 나타난 부위에서 형광안저혈관조영 상 누출이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망막혈관종증식으로 진단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해외 연구에서도 인도사이아닌그린 혈관조영술 없이 형광안저혈관조영술과 빛간섭단층촬영 만으로 망막혈관종증식을 진단하였다[18].
망막혈관종증식 환자를 장기 추적 관찰한 Lee et al. [15]의 연구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약 9.6%에서 평균 약 20개월에 망막하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결절맥락막혈관병증(13.1%) [19]에 비해서는 조금 낮으나 전형적인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4.1%) [19]과 비교하였을 때에는 조금 더 높은 비율이다. 그러나 망막혈관종증식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TAE 치료를 시행한 Engelbert et al. [20]의 연구에서는 출혈의 발생이 보고되지 않았는데, 이와 같은 결과는 치료 방식에 따라 출혈 빈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결절맥락막혈관병증의 경우 비록 망막하출혈의 빈도가 높기는 하나 적절한 치료를 통해 상당수에서 시력을 유지 혹은 호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1]. 그러나 망막혈관종증식에서 발생하는 출혈의 경우 일반적으로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14,15].
망막혈관종증식의 경우 항혈관내피성장인자치료 중 망막색소상피 위축 소견이 흔하게 관찰되는데, 위축이 진행하는 경우 재발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2]. 본 증례 역시 지속적인 항혈관내피성장인자치료를 시행하며 망막색소상피 위축이 나타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심한 망막하출혈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예후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추가적으로 출혈이 발생하기 전 7개월 시점에 경도의 재발이 나타났다는 점은 TAE 과정에서 장기간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되다 재발이 나타나는 경우 보다 주의를 기울여 경과 관찰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망막하출혈에 대한 추가 치료에도 불구하고 출혈은 지속되었으며, 이전 연구들[14,15]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좋지 않은 예후를 보였다.
본 증례에서 갑자기 출혈이 발생하게 된 기전은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 망막혈관종증식에서 망막색소상피파열의 발생과 함께 출혈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14] 본 증례에서 망막색소상피파열은 관찰되지 않았다. Kim et al. [23]은 망막혈관종증식에서 망막색소상피하 조직의 수축에 따라 조직과 브루크막 사이에 균열이 발생, 혈관 조직이 파열되면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측하였는데, 본 증례에서도 이와 같은 기전에 의해 출혈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빛간섭단층혈관조영술(optical coherence tomography angiog-raphy)은 조영제 없이 혈관신생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연구들은 빛간섭단층혈관조영술 결과를 이용하여 병변의 재발을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24,25]. 본 연구에서 빛간섭단층혈관조영술은 매 방문 시마다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검사가 아니었으며, 따라서 출혈 발생 직전에 빛간섭단층혈관조영술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빛간섭단층혈관조영술을 이용하여 출혈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요약하면 본 증례에서는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에서 지속적인 TAE 치료를 통해 장기간 재발 없이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나 갑자기 망막하출혈이 발생하며 심각한 시력저하가 나타났다. 비록 TAE 치료가 장기간 시력을 유지, 호전시키는 데에 효과적인 방법이기는 하나 지속 주사에도 불구하고 망막하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The author declares no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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