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내장과 유리체 및 망막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눈에 대해 백내장 수술과 유리체절제술 동시 수술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1,2]. 백내장 수술과 유리체절제술 동시수술에서 대부분의 술자들은 초음파유화술을 유리체절제술 전에 시행하지만, 인공수정체 삽입의 시기는 술자에 따라 유리체절제술 전(초음파유화술-인공수정체 삽입-유리체절제술) [1] 또는 유리체절제술 후(초음파유화술- 유리체절제술- 인공수정체 삽입)에 시행하게 된다[3].
저자들은 초음파유화술-인공수정체 삽입-유리체절제술 방법을 선호하는데, 임상경험 상 유리체절제술 도중에 전방내 조작 또는 전방허탈 등이 없었는데도 낭 내에 삽입된 인공수정체가 회전하는 몇몇 사례들을 경험했다. 낭 내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후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면 후낭의 형태가 유리체강 내의 조작에 의해 변할 수 있어 인공수정체가 회전할 가능성이 있다.
유리체절제술 도중에 발생하는 인공수정체의 회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내 및 국외에서 보고된 바가 없다. 본 연구에서는 유리체절제술 시 발생하는 인공수정체 회전의 유병률과 관련 인자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2021년 9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투명각막절개 초음파유화술 및 인공수정체 낭내 삽입술과 25게이지 무봉합 유리체절제술 동시 수술을 시행 받은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조사하였다. 본 연구는 헬싱키 선언(Declaration of Helsinki)을 준수하였고, 본원 임상시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승인 절차를 완료하였다. 대상 제외 기준은 유리체절제술을 포함한 이전 안내 수술력이 있는 경우, 수술 전 또는 수술 중에 섬모체소대 해리 또는 약화의 소견이 관찰된 경우, 유리체절제술 중 전방의 허탈이 관찰된 경우, 수술 중 후낭 파열 또는 인공수정체를 섬모체 고랑에 삽입한 경우였다. 모든 수술은 전신마취 또는 구후마취 하에서 시행되었다. 수술방법은 초음파유화술-인공수정체 삽입-유리체절제술 순서로 진행하였다. 먼저 표준적인 25게이지 3-포트 유리체절제술을 위하여 Eckardt [4]가 서술한 방법대로 주입관을 포함한 투관침을 삽입하였다. 이후 백내장 수술을 위하여 2.8 mm 투명각막절개를 10시 방향에 시행하였다. 직경 5.5 mm를 목표로 한 전낭 절개를 시행한후 초음파유화술을 시행하였다. 초음파유화술 종료 후 one-piece (Envista; Bausch & Lomb, Inc.) 또는 three-piece (Sensar; Johnson & Johnson Surgical Vision) 배수성 아크릴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고 점탄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였다. 평형염액을 이용하여 전방을 형성한 후 유리체절제술 도중 전방의 허탈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10-0 나일론을 이용하여 절개창을봉합한 후 절개창에서 평형염액의 유실이 없음을 확인하였다.백내장 수술을 완료한 후 3-포트 시스템(Stellaris PC; Bausch & Lomb, Inc.)과 비접촉 광범위 렌즈(Oculus BIOM®; OCULUS Surgical)를 이용하여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유리체절제술 방법은 간략하게 중심부 유리체절제 및 후유리체박리의 형성, 주변부 유리체절제, 막 제거 등의 추가적인 처치, 안구내 충전물의 주입 순서로 이루어졌다. 주변부 유리체절제술 시에는 최대한의 주변부 유리체를 제거하고 주변부 유리체-망막 견인을 완화하기 위하여 수술 조수에 의한 공막누르기를 함께 시행하였다. 주변부 유리체절제와 공막 누르기는 안구의 6시 방향에서 시작하여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하였으며, 공막 누르기는 전방의 허탈, 수정체 낭의 변형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시행하였다.
유리체절제술 시 발생하는 인공수정체의 회전을 관찰하기 위하여 수술 영상 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인공수정체의 위치와 회전축을 확인하기 위하여 인공수정체의 광학부와 지지부가 만나는 지점을 표지자로 지정하였으며 이를 연결한 선을 기준 축으로 정하고(Fig. 1A, 1B, dotted red line), 인공수정체가 회전한 경우 같은 방법으로 회전축을 정하여 회전 정도를 관찰하였다(Fig. 1C, 1D, red line). 인공수정체 회전의 확인은 유리체절제술 전, 후의 수술현미경하 영상을 비교하였고(Fig. 1A, 1D), 회전의 방향과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수술 영상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며 광범위렌즈하의 영상을 관찰하였다(Fig. 1B, 1C). 인공수정체의 회전 유무는 2시간 이상(60도 이상)의 회전이 있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의무기록 분석을 통하여 안축장 길이, 구면렌즈대응치, 안압,수정체 핵 경화도, 유리체/망막 질환의 종류, 후유리체 박리 상태 등을 조사하였다. 안축장 길이는 10-MHz A/B 모드 초음파 측정기(Cine Scan; Quantel Medical)를 통해 측정하였고, 수정체 핵 경화도는 Lens Opacities Classification System (LOCS) III 방법으로 정하였다. 후유리체 박리의 상태는 수술 기록에 서술된 내용을 근거로 정하였다. 통계는 SPSS for Windows version 21.0 (IBM Corp.)을 이용한 만-휘트니 U 검증과 피셔의 정확한 검증으로 분석하였으며, p 값이 0.05 미만인 경우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보았다.
투명각막절개 초음파유화술 및 인공수정체 낭내 삽입술과 25게이지 무봉합 유리체절제술 동시 수술을 시행 받은 181안이 조사되었으며, 환자들의 기본적 특성은 Table 1에 정리하였다. 이 중 유리체절제술 도중에 발생한 인공수정체의 회전은 13안(7.2%)에서 관찰되었다.
인공수정체의 회전이 관찰된 13안과 관찰되지 않은 168안의 특징을 비교해 보면, 나이, 성별, 안축장 길이, 구면렌즈대응치, 수정체 핵 경화도, 후유리체 박리의 상태, 유리체망막질환의 종류 및 유리체 내 충전물 종류는 두 군간의 차이가 없었다. 또한 1 piece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117안 중 11안(9.4%)에서, 3 piece 인공수정체 64안 중 2안(3.1%)에서 회전이 관찰되었으며, 인공수정체 종류에 따른 두 군 간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안압은 인공수정체 회전이 있던 군이 1.9 mmHg 유의하게 더 높았다(Table 2). 인공수정체 회전의 방향은 반시계 방향이 11안(84.6%)이었고, 회전의 시기는 12안(92.3%)에서 공막 누르기를 이용한 주변부 유리체절제시에 관찰되었으며, 나머지 1안은 회전의 시기가 명확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난시 교정 인공수정체를 사용하여 수술할 때, 낭내 회전이 1도 발생할 때마다 난시 교정 효과가 3%씩 감소하여, 30도 이상 회전이 발생하는 경우 난시 교정 효과가 유의하게 소실된다고 여러 연구에서 보고하였다[5,6]. 본 연구에서는 인공수정체 회전을 30도 이상의 회전이 발생하여 난시 교정 효과가 유의하게 소실되었을 때로 정의하고자 하였고, 수술 영상 분석에 따른 측정 오차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60도라는 보수적 기준을 임의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인공수정체의 회전과 안구의 생체계측치나 망막 질환의 종류와의 관련성은 없었으며, 안압은 인공수정체 회전이 관찰된 군에서 1.9 mmHg가 높았으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유의하였다. 이는 수술 전 외래에서 비접촉식 공기 안압계로 측정된 값으로 2-5 mmHg의 측정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구후마취 정도 등에 따라 수술 중 안압은 크게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적인 유의성을 부여하여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생각된다(Table 2). 반면 인공수정체 회전이 일어난 13안의 특징을 살펴보면, 12안에서 공막 누르기를 이용한 주변부 유리체절제시에 관찰되었고, 11안에서 반시계 방향의 회전이 관찰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수정체의 회전이 일어나는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주변부 유리체절제 시에는 수정체 후낭에 근접하여 흡입 등의 조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로 인해 부분적인 후낭의 형태 변화가 일어나 인공수정체의 회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공막누르기는 대부분의 인공수정체의 회전이 일어난 것과 같은 방향인 반시계 방향으로 진행하였는데, 공막누르기에 의한 의도하지 않은 낭 내 형태 변화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으로 인공수정체의 회전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인공수정체의 회전은 잠재적으로 섬모체 소대의 손상을 일으키거나 섬모체 소대 손상의 징후일 수 있기 때문에, 백내장 수술 중 섬모체 약화나 부분 해리의 소견이 보인 경우에는 유리체절제술 시 인공수정체의 회전 현상 및 안정성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에 백내장 수술과 유리체절제술 동시수술에서 각막 난시의 교정이 필요한 경우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의 삽입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보고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 유리체절제술 시에 발생하는 인공수정체의 회전은 더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백내장 수술과 유리체절제술 동시수술에서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시기 및 수술의 순서는 수술자에 따라서 다양한데, 초음파유화술 후 점탄물질을 낭 내에 채워 넣고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7,8], 초음파유화술 후 인공수정체의 삽입, 점탄물질의 제거, 난시 축의 정렬을 완료한 후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고 난시 축을 재확인하는 방법[9], 초음파유화술, 인공수정체의 삽입, 점탄물질의 제거를 한 후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고난시 축을 정렬하는 방법[10]이 보고되었다.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후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 인공수정체의회전이 확인되면 유리체절제술 후 인공수정체의 난시 축을 재정렬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경우 수술 종료 시점에서 추가적인전방내 조작 및 시간이 소요되며 인공수정체 회전의 양에 따라점탄물질의 재주입 등 많은 양의 전방내 조작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유리체절제술 중 전방내 조작 또는 전방 허탈 등이 없어도 인공수정체의 회전이 발생할 수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하며, 유리체절제술 중 인공수정체의회전을 감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체절제술 종료 후 비록 축동이 일어난 상태이더라도 반드시 난시 축을 재확인하여야 하며, 안내 충전물 때문에 유리체절제술 도중 축동을 시행하여야 할 때에도 반드시 난시 축을 재확인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백내장 수술과 유리체절제술 동시 수술에서 유리체절제술 전 인공수정체를 삽입할 경우, 유리체절제술 중 인공수정체의 회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에 유의하고 수술 종료 시 반드시 난시 축을 재확인하여야 한다.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Conception (D.Y.L); Design (H.M); Data acquisition (S.H.H); Analysis (S.H.H); interpretation (D.Y.L); writing (H.M); re-view (H.M); Final approval of the article (All auth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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