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체강내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주사는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neovascula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에 대한 검증된 치료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1,2]. 베바시주맙(bevacizumab) 주사를 허가 외 사용 방식으로 최초 시도된 이래, 라니비주맙(ranibizumab), 애플리버셉트(aflibercept)가 사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파리시맙(faricimab) 약제가 추가적으로 도입되었다[1-3]. 이처럼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는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표준 치료이지만, 망막색소상피박리(pigment epithelial detachment) 병변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다[4,5].
브롤루시주맙(brolucizumab)은 혈관내피성장인자-A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A)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약제로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 치료제로 승인된 이래, 난치성 증례들을 포함한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치료에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6]. 특히 임상 3상 HARRIER 연구에서 브롤루시주맙은 96주째까지 망막색소상피하액 감소에 아플리버셉트보다 더 효과적이었다[7]. 다만 현재까지는 아플리버셉트를 포함한 기존 주사 치료제에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환자들에 있어 교체투여 약제로서 브롤루시주맙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치료 경험이 없는 큰 망막색소상피박리를 동반한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에 있어 브롤루시주맙 주사의 효과에 대한 해외 증례 보고가 있었으나, 국내에서는 보고된 적이 없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이러한 증례에 있어 브롤루시주맙을 투여한 결과 1예를 보고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모든 과정에서 헬싱키선언을 준수하였으며, 강원대학교병원 임상연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of Board, IRB 2024-08-016)의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
63세 남자 환자가 1개월 전부터 시작된 좌안의 변형시 및 시력 저하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안과적 수술력 및 기타 전신 기저 질환은 없었다. 초진 시 최대 교정 시력(decimal) 0.3 측정되었고, 안저검사에서 망막색소상피박리 및 동반된 미세 출혈이 관찰되었다(Fig. 1A). 형광안저조영술에서 후기까지 지속되는 경미한 누출 소견이 있었으나, 망막색소상피박리 병변의 형광 차단으로 황반부 신생혈관 병변 조영은 명확하지는 않았다(Fig. 1B, C). 빛간섭단층촬영검사에서 큰 망막색소상피박리 및 망막하액이 관찰되었으며(Fig. 1D, E), 중심망막두께는 641 µm로 측정되었다(Fig. 2A). 이에 유리체강 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 치료 권유하였으나 거부하여 경과 관찰하기로 하였다. 2개월 뒤 경과 관찰 시 최대 교정 시력 0.2 측정되었고, 빛간섭단층촬영검사에서 망막색소상피박리 증가 및 이전과 비슷한 정도의 망막하액 소견 관찰되었으며, 중심망막두께는 782 µm로 측정되었다(Fig. 2B). 빠르게 진행하는 망막색소상피박리 양상과 시력 저하 및 변형시 악화 소견 있어, 유리체강 내 브롤루시주맙 주사 치료를 시행하였다. 주사 후 1개월 경과 관찰시 변형시 호전보였고, 최대 교정 시력 또한 1.0으로 큰 호전을 보였으며, 중심망막두께는 246 µm로 측정되었다(Fig. 2C). 주사 후 3개월 경과관찰시에도 최대 교정 시력 1.0 측정되었으며, 망막색소상피박리 또한 재발 없이 안정적으로 잘 유지되었다(Fig. 2D). 경과 관찰 기간 동안 안구 내 염증 소견 관찰되지 않았다.
망막색소상피박리는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가장 초기 소견 중 하나로, 황반신생혈관의 증식으로 인해 체액이나 혈액이 망막색소상피(retinal pigment epithelium) 하부 구획으로 누출될 때 발생하며,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의 30%-80%에서 나타난다[8,9]. 망막색소상피박리가 진행하는 경우 시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망막색소상피 파열 또는 출혈 발생시 급격한 증상 악화 가능성도 있다[10]. 따라서 망막색소상피박리 유무와 진행 여부를 유의하여 관찰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 일부 연구에서 망막색소상피박리 병변의 정량적 평가를 통해 시력과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Serra et al. [11]은 휴지기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자연사를 조사한 결과, 망막색소상피박리 높이(>140 μm) 증가가 휴지기 단계에서 삼출성 단계로의 전환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였으며 병변 높이가 시각 측면에 있어 중요한 예측인자임을 보고하였다. 또한, Shu et al. [12]은 결절성맥락막혈관병증을 제외한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에 있어 망막색소상피박리 지표와 시력이 유의한 관계임을 보고하였는데, 망막색소상피박리 면적은 치료 후 3개월 또는 12개월 시점에, 그리고 높이는 12개월 시점에 시력과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처럼 망막색소상피박리 병변은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시력 예후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기에 치료 관점에서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기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효과가 제한적이다[4,13].
브롤루시주맙과 기존 약제의 효과를 비교한 HAWK 및 HARRIER 임상 연구에서는 96주 시점에서 브롤루시주맙이 아플리버셉트에 비해 비열등성을 입증하였으며, 특히 망막 두께 감소와 망막색소상피하액, 망막하액, 망막내액의 감소에 아플리버셉트보다 더 효과적임을 보여주었다[7]. 또한, Mukai et al. [8]이 시행한 후향적 비교 연구에서 브롤루시주맙이 아플리버셉트보다 망막색소상피박리 병변 감소에 있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하였고, 빠르면 1개월 이내에 소실되었다. 본 증례에서도 망막색소상피박리는 주사 후 1개월 경과 관찰 시 소실되었고, 최대 교정 시력 또한 1.0으로 크게 호전되었다. 주사 후 3개월 경과 관찰 시에도 망막색소상피박리와 황반부 출혈 없이 최대 교정시력 1.0 측정되어, 추가 주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망막색소상피박리의 빠른 소실은 망막색소상피 파열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지만, 본 증례에서는 비록 추적 기간이 짧았으나 이러한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본 증례에서는 치료 경험이 없는 큰 망막색소상피박리를 동반한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에 대해 브롤루시주맙을 투여하였다. 브롤루시주맙 약제 관련 연구들 중 치료 경험이 없는 난치성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에 있어 주사 효과를 비교 분석한 보고들이 있지만, 망막색소상피박리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거나, 유럽 인구만을 대상으로 하여 한계가 있다[14,15]. 비록 단기 효과에 대한 증례보고이지만, 황반부 큰 망막색소상피박리 환자에서 브롤루시주맙의 치료효과를 보여준 실제적인 증례로 가치를 지닌다. 다만 비슷한 보고가 해외에 이미 발표되어 있다는 점, 주사 후 추가적인 형광안저조영술을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단기간의 효과만을 확인하였다는 점은 본 증례의 제한점이다[5].
결론적으로 치료 경험이 없는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에서 큰 망막색소상피박리가 빠르게 진행하면서 시력저하가 동반된 증례에서 브롤루시주맙 주사의 단기효과를 경험하였다. 다만 향후 보다 많은 증례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인 임상 및 정량적인 비교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2024 Kangwon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Grant No. KNUH_2024-02-03).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Conception (Y.H.J.); Design (Y.H.J.); Data acquisition (J.E.S., Y.H.J.); Analysis (J.E.S., Y.H.J.); Interpretation (J.E.S., Y.H.J.); Writing (J.E.S., Y.H.J.); Review (Y.H.J.); Final approval of the article (All auth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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